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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ly 17, 2016

2016.07.17 오랜만에 적어보는 돌아보는 일상.

0. 이 글은 이 음악과 함께 읽어주세요. 왜냐면 이 음악을 들으면서 이글을 썼거든.




1. 정말 오랜만에 써보는 일상.

2. 소셜 미디어와 나.
 중국에 살기 시작하면서 소셜미디어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다. 처음 중국에 와서 구글과 페이스북이 안되는 그 불편함과 세상모두로부터 멀어져 버린것만 같은 고립감을 느꼈다. 그리고는 조금씩 없어도 잘 살게 되었던것 같다. 없어도 잘 살아진다. 사실 페이스북을 확인하던 아하던 다들 근황은 거기서 거기고 쓸데없는 광고라던지 염장질을 하는 사진들을 덜 보게되서 편했던 것도 있었던것 같다. 대신 한국에서 보지 않았던 티비를 보기 시작했고 드라마와 쇼프로그램을 챙겨보게 되었다. 서점은 당연히 가지 못하게 되었으니까 책도 덜보게 되었고 영화관도 당연히 못가게 되었으니 영화도 덜 보게 되었다. 중국어는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어로 일상생활도 겨우했다. 그런내가 영화나 책을 중국어로 소화한다는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앞으로도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을것 같다. 난 중국 아니. 엄밀히 말해서 상해에서 외국인 삶에 철저하게 잘 적응했다. 일상적인 중국어를 하면서 내가 필요할땐 영어를 씀으로 나는 중국인처럼 보여도 외국인이야. 라는걸 피력했다. 상해는 사실 중국어가 없어도 잘 살 수 있는 도시다. 이렇게 삼년을 살다보니 난 다른 소셜 미디어에 중독되었던것 같다. 카카오 톡보다 위챗을 더 많이쓰게 되다보니 위챗 모멘트에 사진을 올리고 사람들 사진을 확인하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버렸다.

3. 빈수레가 요란하다. 깡통.
 난 요즘 느낀다. 내가 텅텅 비어버린 깡통이 되어버린것 같다(아니 원래 깡통이었다). 우매해 진것 같다(아니 원래 우매했었다). 새로운 도시에 와서 새로운 삶을 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분야의 일을 하고 많은 새로운 것들을 배우면 배울수록 난 내가 점점더 깡통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난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리면서 "이것봐라 내가 이렇게 잘산다 메롱" 같은 류의 포스트와 사람들을 경멸했었다. 지금도 경멸하는것 같다. 그런데 사실 나도 한다. 나도 별로 그다지 다를 바 없는 사람이다. 좋아요가 많이 눌리면 기분이 좋다. 이렇게 나도 텅텅빈 깡통같은 사람이다. 사람은 이렇게 이중적이다.

4. 바쁘면 편하다.
 바쁘다는 것은 참 좋은 핑계다. 가기싫거나 하기싫은 일이 있으면 모른척 하고 있다가 "아 바빠서 깜빡했어" "아 바빠서 못갈것 같네 미안해" 답장하기 싫은 문자가 있으면 "아 바빠서 답장을 못했네". 집이 어질러져 돼지우리같아도 "난 너무바빠서" 공과금 고지서가 밀려있어도 "바쁘니까 내일" 그리고 아끼는 사람을 위한 일들도 "바쁘니까 다음에"

5. 일상을 살자.
" 우리는 익숙한 것, 즉 의식주에 대한 것을 너무나도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지나친 경우에는 살기 위해 먹고, 정욕 때문에 아이를 낳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그런 사람들으느 일상의 대부분이 추락하여, 뭔가 고상한 삶이란 자신과는 다른 머나먼 세계에 있는 양 이야기 한다. 그러나 우리들은 인생의 토대를 확고히 지탱하고 있는 의ㅣ식주라는 생활을 향해 진지하고 흔들림 없는 시선을 쏟아야만 한다.
 더욱 깊이 사고하고, 반성하고, 개선을 거듭하여 지성과 예술적 감성을 생활의ㅣ 기본에 드리워야 한다. 의식주만이 우리를 살리고 현실적으로 이 인생을 살아가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니체, 방랑자와 그 그림자

6. 뺑뺑이 이론
뺑뺑이 이론은 나의 학부 5학년 시절 무엇을 할지 정하지 못했다. 내 손엔 난 어떠한것도 될 수 있는 가능성들이 있었다. 공무원 시험을 보면 건축과 공무원이 될것이고, 건설사를 가면 대기업 직원이 될것이고 아뜰리에서 일하면 아뜰리에 박봉을 받는 의자가 되어서 영영 거기서 못나올 것이고 유학을 가면 부모님 등골을 파먹는 요즘말로 등골브레이커가 되겠지. 난 정말 어떠한것도 할 수 있는 가능성의 기로에 서있었다. 그때 당시 전유창 교수님께선 말씀하셨다. (물론 기억 못하시겠죠.) 뺑뺑이를 돌려, 다트판을 하나 만들어서 니가 제일 하고 싶은걸 제일 크게 적고 덜 하고싶은걸 작게적고 돌린다음에 타트를 던져서 맞는걸 하는거야. 난 아직도 참 옳은 조언이었다고 생각한다.(물론 기억못하시겠죠.) 요즘 나의 모토는 고민은 진중하고 깊지만 짧게. 세상에 완벽한 선택지는 없고 시간은 금이다. 고민할 시간에 뭐라도 선택해서 그걸 하면 된다.
상하이에서 나는 많은 사람을 만났고 또 많은 사람들을 보냈다. 나는 요즘 다음 도시를 생각중이다. 나도 떠나는 사람이 언젠가 되지 않을까?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 한국에 돌아가면 한국은 날 잘받아줄까? 나는 한국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난 조금더 합리적인 사회에서 살고 싶다. 어디가 있을까. 다시한번 뺑뺑이를 돌려볼 때가 오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