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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December 18, 2014

20141218

연말이다. 회사사람들은 하나둘씩집으로 돌아가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은 송년회로 바쁘다. 종종듣는 한국 라디오에서는 캐롤이 나오고 한해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이야기한다. 2014년이 벌써 지나갔다는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2014년이 막 시작했을때가 기억난다. 2013년이 막 끝나갈때도 기억난다. 2013년은 나에게 도전의 해였고 2014년은 일상이 되어가는 해었다. 일상은 그렇게 흘러갔고 이번 해도 그렇게 끝나간다. 나에게 12월이란 흥분되는 달이었다.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는 크리스마스도 있고 거리엔 캐롤이 흐르고 반짝거리는 데코와 카운트다운. 예전엔 손수 카드도 만들어서 친구들한테 가족들한테 주곤했는데 어느순간부터 낭만이란건 사라져 버린 시시한 어른이 되어버린것 같다. 어렸을적엔 새해 소망도 빌곤했고 한살을 더 먹는다는것이 어른이 되어가는것같아 18살이란 어떨까 24살이란 어떤걸까 기대되었다. 한살씩 어른이 되어간다는것이 즐거웠고 새로 시작하는 새학년 새반 새친구들 새교실 모든것들이 조금은 걱정되어도 한껏 기대되었었다. 이젠 학교를 졸업하고 일을해서인지 새교실 새친구 새학기 따윈 없다. 12월 31일이나 1월 1일이나 빨간날은 쉬는날이고 검은날은 일하는 날일뿐.

이번해는 이상하게 교회가 가고싶다. 교회에서는 항상 연말이면 무언가를 하니까. 그런게 조금 그리운것같다. 난 어렸을때 교회에 다녔으니까, 연말이면 교회에서 연극준비도 하고 찬송가도 부르고 그랬던것같다. 뭔가 긍정적이고 준비하고 흥분되고 기뻐하는 그런 것들이 그립다.

요즘은 엄마 아빠는 어떻게 인생을 살았을까 궁금하다. 엄마 아빠의 인생은 어떻게 본인들이 기억하고 있을까 말이다. 엄마 아빠는 나한테 엄마 아빤데, 젊었던 시절은 가고 이제 자식들도 다 자라서 하나둘씩 품을 떠나버린 그 나이가 되면 인생을 어떻게 되짚어볼까. 요즘은 무엇이든 끝이 있다는걸 실감한다. 모두가 아는사실이지만 세상에 영원한건 없고 이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도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는사실. 만남도있고 헤어짐이 있다는것. 이런것들이 피부로 와닿는 요즘은
통장에 로또 맞은사람처럼 돈이 너무너무 많아서 흥청망청 쓰다 어느순간 통장의 잔고를 확인하니 생각보다 잔고가 없는, 그런 느낌이랄까. 아 내통장의 돈의 엄청엄청 많긴 했지만 어느순간 이돈을 다 써버리는 잔고 0이 오겠구나. 그러면서 불안해진다. 내인생도 내시간도 내젊음도 이순간도 잔고 0 이 되는 순간이 오겠구나 싶다.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이상 부모님은 나보다 먼저 세상을 뜨실텐데 상상도 하고싶지않은 상상도할수없는 그런 순간이 올수밖에 없을거고 그것을 난 도대체 감당할 자신이 없다. 그런생각을 하면 지금 가능할때 몇시간이라도 가족과 있고싶단 생각을한다. 이렇게 이상한 날 이유없이 사랑해주는 유일한 사람들 아닌가.

다시 생각한다. 난 여기 왜 있는가. 여기서 왜 이렇게 있는가. 묻는다.

다시 생각해본다. 사실은 나의 욕구, 야망은 별로 중요한게 아니었다는 생각도 든다. 난 상당히 이기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난 정말 이기적이었다.

다시 생각해본다. 항상 나의 삶의 목적이었던 행복하게 살고싶다는 그말. 코에걸면 코걸이 귀에걸면 귀걸이인 그말이 무책임하게 날 이끌었다는생각을 한다. 상당히 이기적인 목표였다는생각을 한다.


2015년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해야 난 덜 이기적으로 살 수 있을까. 전반적인 인생의 방향설정을 다시 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난 길을 잃었다. 난 수많은 착각을 했다.

Monday, December 15, 2014

20141215

난 길을 잃은것 같다. 언제나 그렇듯 찾았다 싶으면 없고. 있다 싶으면 없다. 행복하다 싶으면 불행하고 만족스럽다 싶으면 불만족 스럽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난 길을 잃은것같다. 한참을 뛰고 있었는데 갑자기 멈춰섰고 더이상 왜 그방향으로 뛰어야 하는지 이유를 알수가 없다. 모든것이 그렇다. 일도 연애도 내 자신도. 난 요즘 내가 누구였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나는 죽어버린것같다. 지금이 저세상인것같다. 난 이미 죽어서 어딘가에 와버린것같다. 

난 아침에 회사를 간다. 회사는 집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면 두정거장이면 간다. 회사에 도착한다. 일을한다. 퇴근을한다. 버스를탄다. 집에온다. 나에게 집이란 무엇인가. 난 집에오는길엔 더 불안해진다. 집에도착하면 애써 적막을 잊어보려 하지만 검고 무거운 공기에 짓눌려 난 소멸할것같다. 

난 여태 종종 길을 잃었었다. 난 지금 모든것이 불안하다. 난 내 뛰는 심장을 믿을수없다. 금방이라도 멈춰버릴것같다. 당장이라도 물리적으로 죽어버릴것 같은 불안감에 미쳐버릴것같다. 난 다시 무너진다. 

나는 요즘 내자신이 싫다. 내 자신이 하찮다. 나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무시당한다. 나는 재미없다. 나는 잘 못한다. 나는 못됐다. 나는 사랑스럽지 않다. 나는 이기적이다. 무엇보다 나는 내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므로 어느 누구도 날 사랑할 수없다. 나는 무너지는 내자신이 두렵다. 난 죽을것같다.  아니 이미 죽은것 같다. 

나는 뜨거운곳에 가고싶다. 가만히 누워 땀으로 범벅이 되는곳에 가서 가만히 눕고싶다. 




Friday, October 24, 2014

꿈 그리고 잠


1.이메일

오늘 문득 오래된 이메일을 발견했다. 거의 중학교 1학년 때 쯤 메일 인 듯했다. 이메일내용은 대충 요약하면, 

'너년들이 내 욕하고 다니는거 다 알고 있어. 적어도 나한테 뭐가 문제인지 설명해줘야 하는거 아니냐. 이미 난 생각 정리 다했고 잊어버렸으니까 사람 헷갈리게 하지 마.' 

너무 놀라서 이친구가 누구인지 찾아봤더니 예전에 꽤나 친하게 지냈었던 친구였는데. 내가 이친구랑 사이가 나빠졌었나? 지금도 친한건 아니여도 sns에서 친구로 추가 되 있던걸로기억하는데. 조금 놀랐다. 내가 이친구한테 상처를 줬었나. 그런데 나는 왜 하나도 기억이 안날까. 내 기억에 이친구는 꽤 친했던 '내'친구로 기억 되있는데, 난 도대체 그 친구한테 무슨짓을 했던걸까? 그 친구가 정말 무언가 큰 잘못을 했었기 때문에 내가 그친구 욕을 했다면 기억이 나야 하는것인데. 10년도 한참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아마도 별거 아닌 일이었을것이다. 

난 여태 몇명의 친한 친구가 있었고 그중의 몇명은 자의, 타의로 사이가 멀어졌다. 타의로 멀어진 경우에는 나한테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그렇게나 친했던 너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상처받았다 했고. 자의로 멀어진 경우에도 너가 나한테 심지어 이렇게 했으니까 난 너랑 친구할 수 없어. 너의행동에 상처받았어. 라고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자의던 타의던 난 상처받았다고 생각했었지. 내가 어떤 상처를 줬었는지는 생각해보지 못했던것 같다. 난 여태까지 내가 상처받은 사람이고 '너'가 나빴어.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내'가 나빴던것 같다.

이메일을 보냈던 그친구는 그 일을 아직도 기억할련지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미안하다. 내가 나빴다. 


2. 꿈

요즘 꽤나 바빠서 연락을 못했었던 친구한테 연락이 왔다.

'지금 잠에서 깨자마자 연락하는건데 꿈에서 너가 너무 많이 울었어. 그래서 네 생각이 나서 연락해.'

내가 울일이 있었나 싶었다. 나도 모르게 그냥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는데 알고보니 내가 울어야 할 일이 있었는데 그것마저 잊고 살고 있었나.
요즘 많은 감정을 잊고 사는듯 싶다. 상해에 와서 한동안은 술 많이 마시고 살기도 했고 일을 열심히 하기도했고 지금은 일도 그럭저럭 집-회사-집 이렇게 살고 있는데. 뭘위해 살고있나 자꾸 다시 생각해본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랑 떨어져서 이 타지에 난 왜왔을까. 잊지말아야지.


3. 잠

난 자주 잠을 잘 못잔다. 요즘 옆집아저씨는 화를 자주낸다. 뭘 던지는지 우당탕탕 소리가 12시 1시에도 들리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난 상상했다. 아줌마랑 아저씨랑 싸우나 보다. 아줌마 목소리가 하나도 안들리는걸 보니까. 아줌마가 뭔가 단단히 잘못했나보군.
어제도 어김없이 화내는 소리가 들리길래 귀를 벽에 바싹 가져다 대고 뭐라고 하는지. 라기보단-어자피 못알아 들으니까- 어떤 상황인지 들어봤다. 아저씨는 계속 소리를 지르고 우리집 벽 옆쪽에 붙어있는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소리와. 작은 소리의 아줌마의 신경질 적인 목소리와 저음의 남자 목소리가 난다. 조금 어린것 같은 목소린데. 아들인가 싶다. 결국 아들이 문제였던것 같다. 아저씨는 여태 아들놈을 혼내고 있었던거였다. 나도 사춘기때 하루가 멀다하고 엄마 아빠랑 큰소리로 싸우던 때가 생각한다. 그땐 엄마아빠가 그렇게미웠는데 지금은 너무 보고싶다. 하루라도 더같이 있어야 할텐데.



Wednesday, June 4, 2014

20140604

점점 지긋지긋하다.

Wednesday, February 12, 2014

집에서 집으로.



집에서 집으로. 

산위에 심겨진 나무 가지만 앙상히 남은 그 모습이 머릿털 같구나. 
듬성듬성 보이는 지는 해가 그 가지를 더 앙상해 보이게 하는구나. 
어젯밤 오랜만에 술에 취해 들어와 딸 한번 안아보자던 늙은 아빠의. 이제는 간간히 검은 머리가 보이던 하얗게 새어버린. 그렇게 많던 숱도 세월은 이길수 없는지. 
저기 산위에 나란히 서있는 나무들 가지같구나. 
유난히 발걸음이 떨어지지않는 집을떠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