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Bernd And Hilla Becher Gable Sided Houses by Idris Khan
출처 http://www.saatchi-gallery.co.uk
(내가 너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 이런 느낌이었던것 같아.)
지난밤의 꿈.
요즘 꿈을 많이 꾼다.
낮에는 기억이 잘 안나고 자고 일어나서나 혹은 자기 직전에 지난밤에 꿈이 다시 생각이 난다.
지난밤의 꿈을 잊고 싶지않아서 글로 옮겨놓아야지 했지만 잊어버리고 이제서야 옮긴다.
지난밤의 꿈은 여태 꾸었던 다른 꿈의 배경과 달랐다.
이상한 점이 있는데, 꿈에서는 항상 나오는 도시들이 나온다.
그 도시들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특정 도시들이나온다.
서울이라고 나왔지만 서울이. 뭐랄까.
지하철 노선을 입체화 시켜놓은 도시같다고나 할까.
신촌옆에 이대 라면 신촌 하면 떠오르는 내 머릿속 도시 풍경과 이대 라고 하면 떠오르는 모습이 꼴라쥬 처럼 붙어있다고나 할까. 그런식으로 도시가 얼기설기 붙어있다.
꿈에서 나오는 도시는 몇군데가 있는데 주로, 서울, 내가 어린시절을 보냈던 광명, 서울과 경기도 혹은 강원도 그런 지방도시들의 꼴라쥬, 뉴욕, 런던 이정도였던것 같다. 특히 서울 혹은 그 기타 도시들과 런던을 배경으로한 꿈을 최근에 많이 꾸었다.
그런데, 앞에서 말했듯이 지난밤의 꿈은 조금 달랐다. 전혀 처음보는 도시의 모습이었다.
도시의 분위기는 굉장히 어수선했다. 꼭 어렸을때 그런 기분? 느낌이 있지 않은가.
몇십년만에 굉장한 크기의 강력한 태풍이 동네를 덮쳤을때. 마녀가 당장이라도 도시를 점령할것같이 검은 구름이 잔뜩 껴서 비가 올듯말듯이. 사람들은 이러한 사건? 날씨 때문에 어수선하고. 삼풍 백화점이 무너져 내렸을때도, 911 테러가 일어났을때도 무언가 이런 불안감과 어수선함이 감돌았다. 그 꿈속의 도시는 굉장히 그러한 느낌의 불안과 어수선함이 가득했다. 동산에 올라서 도시를 바라보는데 도시 전체가 검은 양털 양탄자 같은 넓고 두툼한 새까만 구름에 덮혀있었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울것같았고 아니 화낼것 같았다. 참고 참았던 눈물이 터져서 오열할것같은 바로 그 직전의 모습같았다.
나는 다시 동산에서 내려와서 버스 정류장에 서있다. 비가 왔던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했다. 낮임에도 불구하고 밤과 같은 날들이 계속되었다. 북극에 가면 백야가 있다고 하는데 정 반대의 날들이 몇일간 지속될거라고 했다. 그러니까. 백야(白夜) 밝은 밤이 아니라 굳이 이야기 하자면 흑주(黑晝) 어두운 낮 , 현상이 있다고나 할까. 낮인데도 밤같아서 가로등은 켜져있고 모두들 출근을 하는데 밤이었다.
나는 어디론가 열심히 걸어가고있었는데 정류장을 세개정도 지나쳐가면서 계속 걷기만 했던것 같아. 우산을 썼었던것 같고 오르막을 열심히 걷고 있었다.
아직도 동산에 올라서 내려보았던 그 도시의 모습을 잊을 수 가없다.
어수선하고 불안한 모습이었지만 새까만 양털 양탄자 같은, 도시를 뒤덮고 있었던 그 구름은 청명한 가을날 새하얀 양털 구름보다도 사실 더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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