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ugust 30, 2012
맥주 한 모금
분주한 소리가 들린다.
핸드폰 알람이 울린다. c는 눈을 떴다.
'아침이구나. 아침이 왔구나. 잠시 눈을 감는다. 어젯밤 꿈을 다시 되돌려 본다. 아 수영장같기도 하고 찜질방 같기도, 목욕탕 같기도한 곳에서 즉흥적으로 수영을 했었지. 수영도 못하는 내가 어떻게 수영을 했더라. 언제나 처럼 발만 담구고 나와서 수영하는 사람들을 구경했겠지.그리고 꿈에서 왠 소년이 나왔었고. 수영장 밖으로 나가니 눈이 펑펑 내리는 1970년대 같은 골목의 모습이 있었고 오두막같이 생긴 반평 남짓해 보이는 포장마차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어떤 아주머니 머리를 예쁘게 자르고 있었지.'
c는 그걸 보면서 아 옛날엔 포장마차가 미장원도 되었었구나.
'레퍼런스다. 기억하자.'
라고 되짚어 본 후에 다시 눈을 뜬다.
'아. 일어나야지. 오늘은 무엇을 할까? 아니 무엇을 해야했었지? 비가오네. 답사를 가긴 오늘도 글렀어. 비가오는날은 늦잠자기 제일 좋은데. 일어나자'
일어나서 침대에 앉아 다시한번 어물쩡 거리다가 벌떡 일어나서 이불을 정리한다. 샤워를한다. 옷을입는다. 로션을 바른다. 머리를 말린다. 아점을 먹는다. 뉴스를읽는다. 뉴스를읽는다. 미국뉴스를읽는다. 한국 뉴스도 읽는다. 기타 잡지를 읽는다.
무언가를 본다. 그게 드라마인지 아님 시덥지 않은 글들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비가 조금 그쳤다. 밖을 내다 보았다. 흐린날씨에 c는 방 불을 켜놨는데. 건너편 건물에는 불켜진 방이 하나도 없다.
'다들 어디론가 나갔구나.'
가만히 침대에 누워서 창밖을 본다. 비가 몇방울 내려서 흐른다. 후드득 후드득.
'더많이와라. 더 많이와라.'
다시 무언가 영상을 본다. 영상을 보면서 동시에 기사도 본다.
어떤것 하나도 제대로 보고있지 않다. 눈은 보고있지만 머리는 보고있지 않다.
'오늘도 이런하루가 가는구나.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지만 무언갈 하면서 아무것도 하는것도 아니고 정말 무언가는 하면서 하루가 가는구나.'
문뜩 게으르다는생각이 든다.
하지만 손 하나 까딱할수가 없다.
비가 그치고 밤이된다.
손 발이 시립다.
이불을 끌어온다. 앉아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눕게 된다.
'춥다.'
아무래도 맥주한캔을 마시고싶어서 밖을 나간다. 복도에서부터 찬 기운이 느껴진다.
밖은 춥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한기 이다. 닭살이 돋는다. 몸통 안쪽에서 부터 부들부들 떨면서 온기를 만드려는 본능이 느껴진다.
누구보다도 추위를 싫어했던 c이지만 계속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팔에 있는 털이 곤두 서지만 이상하게 오늘은 추위가 좋다. 방보다 밖이 더 온도가 낮을텐데 이상하게 밖에서는 방에서 보다 춥지 않다.
주위가 훤히 보이는 벤치에 서서 잠깐 둘러본다.
숨을 크게 들여 마신다. 차갑고 습한 공기가 폐로 들어간다.
이상하게 춥지않다.
낮에 봤던 앞 건물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와있다.
방에 불이 켜져있다.
'다들 어딘가 갔다가 방에 들어왔을까.'
아무도 없던 낮에도 c는 혼자있었고 다들 집에 돌아온 밤에도 c는 혼자라는 생각을 한다.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다지 마음쓰지 않는다.
'그렇다고 딱히 누군가와 같이 있고 싶은것도 아니니깐'
이라고 생각한다.
'이 맥주를 누군가 불러서 같이 마실까.'
라는 생각도 잠시했지만 누군가에게 연락하고 만나고 요구하는 입장이 되는것이 싫은것인지 '차라리 혼자 마시는게 낫겠다'
라는 생각을 한다.
방에 들어가기 싫어진다.
'이 밖이 내 방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방에 가기 싫어서
'어디로 걸어볼까 어디를 가볼까'
라는생각을 잠깐 해보지만 마땅히 갈곳이 없다는 생각에 뒤돌아서 다시 건물로 들어간다.
'c는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라고 생각을 한다.
Subscribe to:
Post Comments (Atom)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