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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May 20, 2013

1.

K는 눈을 살짝 감아보았다. 한여름의 뜨거운 햇빛이 눈꺼풀을 통과해 뇌까지 닿고있는 듯 머릿속이 화끈거렸다. 눈은 감고있었지만 빨간색이 보였고 태양을 마주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핑돈다.' 35도가 넘는 열기에 어지러웠지만 정신만은 맑은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벌써 두달도 넘었네," 나즈막하게 A는 이야기했다. 담배를 연신 피워대며 커피를 마신 그녀의 숨통에서 터져나온 긴 적막을 깬 그 문장엔 매캐함이 서려있었다. K는 그녀가 꽤나 용기를 내서 이야기했을 것 같은 말에 대꾸를 하고 싶었지만 이야기는 입속에서 머릿속에서 다시 입속에서 맴돌뿐 밖으로 내뱉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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